성공한 일보다 미완성한 일이 더 기억에 남는 효과
마치지 못한 일을 마음 속에서 쉽게 지우지 못하는 현상
- 일본에서 한 실험에서 a그룹과 b그룹에 최근에 슬펐던 일에 대해 적게 하고 a그룹은 그냥 종이 그대로 제출, b그룹은 봉투에 담아서 제출하게 했다. 결과는 b그룹이 슬펐던 일들에 대해 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이처럼 적고 봉투에 넣는 단순한 행동으로도 과거의 문제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준다고 한다.
그렇다면 내가 해볼 수 있는 행동들은 뭐가 있을까
실험에서 했던 것처럼 글로 쓰고 편지 봉투에 담아도 되겠지만 나에게는 그럴만한 시간이 충분치가 않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블로그를 쓰는 것이 아닐까
블로그에 글을 쓰고 발행을 하는 것이 마침표를 찍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마치 작가들이 마감을 마친 듯한 홀가분하고 뿌듯한 기분까지 들기도 하니 굉장히 적합한 느낌이었다.
나는 사실 평소에도 메모장이나 카톡에 이거저거 자주 적기는 한다. 심지어 원고지에 글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귀찮아서 원고지 공책을 샀더니 전처럼 해소되는 느낌을 크게 받지 못해서 인스타에 옮겨 적고는 했는데(너무 비효율적이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요즘은 하지 않는 방법이다.) 그러고나면 해당 감정이 해소되는 기분이 들었다.
이게 바로 자이가르닉 효과였다..!
알고리즘은 어떻게 마침 내게 이런 걸 추천해준 걸까. 구글이 도청한다 생각했지만 이젠 독심술도 할 수 있는 걸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잠시 해보고.
사실 이 글에는 목적이 없다. 나는 보통 확고하게 말할 주제가 있을 경우에 글을 자주 썼는데 오늘은 왠지 그냥 흘러가는대로 글을 써보고 싶었다. 언젠가 이 글을 다시 본다면 음. 많이 피곤했나보군 하고 생각하게 될까? 아니면 역시 나야 라고 생각하게 될까? 아니면 왜 이랬을라나 하고 의문을 가질까?
나는 날 잘 아는 사람이었다. 스스로에 대해 자주 돌아보고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 분석하는게 그냥 일상이었던 사람이라. 근데 요즘은 모르겠다. 내가 왜 이렇게 행동하고 왜 이런 감정이 들고에 대해서 정말 명확하게 알고 있던 사람이었는데. 요즘엔 왤까..? 나 왜 이럴까..? 모르겠어.. 라는 말을 달고 산다.
근데 뭐 딱히 나쁘지는 않다. 그냥 신기할 뿐. 조금 재밌기도 하고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는 기분이 다시 들기도 하고. 언젠가는 요즘의 나의 행동과 감정에 대해 다시 명확해지는 날이 오겠지..? 그 날이 와도 재밌을 것 같다. 어쨌든 결론은 요즘 나는 조금 이상하고 날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이 모름에 대해서도 글을 써서 이 혼란스러움(?)을 완성 시켜버리고 싶었다.
나중에 내가 봐도 아 이랬구나 하고 알 수 있게 조금 쉽게 풀어 써보고 싶은데 지금의 나 자체가 혼돈이라서 더 쉽게 써볼 수가 없다.
흠
끝